스포츠일반
‘코리안 어빙’ 변준형, “포인트 가드는 농구 인생 터닝 포인트”
“포지션 변경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농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프로농구연맹(KBL)은 지난 5일 2021~22시즌 정규리그 3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안양 KGC 가드 변준형(26·1m88㎝)을 선정했다. 2018~19시즌 최우수 신인상을 받은 후 처음 받은 상이다. 총투표수 85표 중 30표를 받아 팀 동료 오마리 스펠맨(20표)을 제쳤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받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팀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많이 받았다. 솔직히 스펠맨이 받을 줄 알고 축하해주려고 했다. 상금으로 동료들에게 한턱 사려고 한다”며 웃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받게 된 라운드 MVP 트로피는 본가로 가져가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 옆에 두겠다고 했다. 변준형의 3라운드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9경기에 모두 출전해 경기당 평균 32분 47초를 뛰며 15.7점, 7.4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기록을 보면 스펠맨(24.6점, 12.3리바운드)보다 뛰어나지 않았지만, 포인트 가드로서 공격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KGC는 3라운드에서 6승 3패를 기록하며 선두권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변준형은 지난달 25일 전주 KCC와 홈경기에서 개인 최다 31점을 기록했다. 반면 31일 원주 DB와 경기에서는 13점에 그쳤다. 이날 팀은 90-89로 이겼지만, 변준형은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쏟았다. 그는 몸살에 장염까지 앓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하자 분한 감정과 팀에 미안한 마음이 범벅돼 눈물이 터졌다. 변준형은 “몸이 심하게 안 좋았다. ‘오늘만 버티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자유투도 못 넣고 하니 나한테 화가 많이 났다. 여러 가지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며 “컨디션이 좋았으면 울지 않았을 텐데, 몸도 안 좋아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 그래서 '흑역사'를 쓰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미국프로농구(NBA) 가드 카이리 어빙에 빗대 '코리안 어빙'이라는 별명을 가진 변준형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인트 가드로 임명됐다. 이재도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창원 LG로 이적한 공백을 그가 메우고 있다. 본래 공격형 가드였던 변준형은 새 포지션에 적응 중이다. 그는 “솔직히 아직도 어색하다.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이번 시즌 끝나면 나에 대한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승기 KGC 감독은 변준형을 ‘리그 최고 가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래서 변준형은 경기 중 작전 타임 때 김 감독으로부터 호되게 질책당하기도 한다. 변준형은 “감독님께서 아주 힘들 거라고 얘기하신다. 절대로 채찍만 주시는 분이 아니다. 당근도 함께 주신다. 포인트 가드를 맡은 게 나에게 행운”이라고 했다. 변준형에게 힘이 되는 건 동료들이다. KGC에는 스펠맨, 전성현, 오세근, 문성곤 등이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변준형은 "패스를 건네줄 선수가 많아 포인트 가드로서 엄청 좋다. 내 패스를 받은 동료가 득점하면 기분이 정말 좋더라"면서 "난 아직 선배들을 믿으면서 가는 스타일이다. 나만 잘하면 된다"며 웃었다. 김영서 기자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1.07 07:04